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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애증의 딸기! 와인도, 삶도 발효시키다
작성자 관리자 (ip:)
  • 작성일 2015-05-26 13:5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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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딸기! 와인도, 삶도 발효시키다.

 

 


 

 

새콤달콤 맛있기만 한 딸기, 그러나 그에게는 애증의 딸기다. 간들간들 다가와 와락 품에 안길 듯 하다가도, 매몰차게 뒤돌아 가버리는 님, 다시는 보지 않으리라 마음 주지 않으리라 굳세게 마음먹었으면서도 몇날 며칠을 그리움에 가슴이 절어 앓다가 다시 맨발로 달려가 덥석 무릎 꿇게 만드는 님. 미워하면서 사랑하고, 사랑하며 미워할 수밖에 없는 대상.

그에게 딸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백 마디 말로도 천 가지 마음갈래로도 형언할 수 없는 그런 존재일 뿐. 남들에게는 새콤하고 달콤한 맛이 가득한 딸기이건만, 그에게 딸기 맛은 쓰고 짜고 맵고 신 맛이 다 담긴 인생의 맛이다.


서산시 고북면 신상리에서 2천여 평에 네덜란드 식 수경방법으로 딸기농사를 짓는 손권수(56)씨는 3년여의 고군분투 끝에 최초로 딸기와인 제조특허를 받아냈다. 지루하고도 힘든 싸움, 수백 수천 번을 포기하고 싶었던 고생 끝에 얻은 값진 결과이다.
“최초로 딸기와인을 만들었다고 하니까 남들은 대단하다고 하고 방송사에서도 찾아오고 하는데 제 속을 보면 아주 썩어문드러졌을 거예요. 딸기는 우리나라에서 과일이 아닌 과채류로 분류가 됩니다. 과일이 아닌 것으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제조특허를 낼 수 없다는 법을 상대로 3년 동안을 싸워왔어요. 정말 징글징글 이가 갈립니다.”


손권수씨 부부가 농사짓는‘과학딸기농장’에는 며칠 전 다른 지역의 교사들이 단체로 방문해 딸기와인 만들기 체험을 하고 갔다. 설날 전에는 방송사에서 찾아와 3박4일 동안 딸기와인 만드는 체험 과정을 찍어갔다. 그가 딸기를 납품하는 읍내동 로컬푸드 점에는 방송에 나온 딸기가 어떤 것이냐고 묻는 소비자들도 생겨났다. 하루에도 몇 번씩 체험을 문의하는 전화가 온다.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딸기 와인을 시중에 보급할 계획이다. 농장 바로 옆에는 대형 저장고도 만들고 있고, 6개동의 하우스에서는 달콤한 향을 물씬 풍기는 딸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붉게 익어가고 있다.

모든 것이 풍요로워 보이는 이 현실 앞에 그는 아직 얼굴도, 마음도 새까맣다.

햇볕에 그을려 까매진 얼굴이 아닌 녹록치 않은 현실과 맞서느라 찌든 얼굴이다.
“남들은 이제 됐다고 하지만, 아직 갈 길도 멀고 할 일도 많아서 지금도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요. 그래도 그만둘 수는 없어요. 제 모든 것을 걸었으니까요.”
달려온 하루하루가 있으면 하루 쉴 날도 있으련만, 딸기를 따고 자료를 만들고, 와인을 살피며 하루 10분조차도 쪼개고 쪼개며 사는 이 남자. 애증의 딸기가 발효시킨 인생의 쓴 맛에 달콤한 딸기와인 맛이 들 날도 멀지 않았으리.

 

 

 

“딸기와인으로 농업의 희망을 만들어요”

 

달콤한 향이 가득한 비닐하우스 안은 벌들의 천국이다. 하얗게 피어난 딸기 꽃들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꿀을 먹으며 가루받이에 한창이다. 이제 막 피어난 딸기 꽃 밑으로 대롱대롱 달린 딸기들이 각기 붉은 명도를 달리하며 빨갛게 익어간다.

아침나절 부지런히 따 냈는데도 오후가 되니 또 붉은 잔치를 벌인다.
손권수, 조광숙 부부는 하루 시작을 딸기 따는 일부터 시작한다. 2천 평에 지어진 6개동의 하우스를 돌며 수십 박스의 딸기를 따내고 나면 크기별로 나눠 상자에 담고 일부는 공판장으로, 또 일부는 택배로 보내는 일이 남는다.

1톤 트럭에 올라 딸기를 납품하고 돌아오면 누런 딸기 잎과 줄기를 따내는 일이 기다린다. 한시도 방심하면 누런 잎들은 금세 축축한 곰팡이를 피워 올리고 딸기까지 손상시키다 보니 게을리 할 수 없다. 잎을 따다보니 어느새 사라진 남편, 부인은 그런 남편을 찾지 않는다. 공판장에 나가 있거나, 저장고 짓는 공사장에 나가 있거나 그것도 아니면 집에 틀어박혀 자료를 만드는 일에 빠져 있을 것이 분명하기에. 딸기에 관해서는 철두철미하고 일에 관해서는 빈틈이 없어 1분 1초도 허비하지 않는 남편의 성격을 알다보니,  이 남자의 팔자려니 하는 것이 속 편하다.
이들은 원래 농사꾼은 아니었다. 남편은 제법 알아주는 직장에서 잘나가가던 일을 했다. 차근차근 모은 돈으로 서울에 집도 사고 노후대비도 마쳤다. 정년을 넘기면 인생을 즐기며 살  날만 있을 것 같은 나날들은 남편의 사표와 귀농 선언에 한 여름 밤의 꿈이 되고 말았다. 그렇게 부부는 고북면 신상리 아무 연고도 없는 곳으로 내려와 딸기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귀농을 해서 농사를 짓기 시작한 것이 아닌, 귀농 전부터 딸기 농사를 짓기 위해 준비해온 인생은 2천여 평의 논 위에 하루하루 펼쳐졌다. 농사만 짓기도 힘들다는 시절, 부부는 딸기농사를 네덜란드 식 수경재배 방식을 도입해 지었다.

딸기를 농사가 아닌 과학으로 짓는다는 손권수씨는 날마다 공부를 하고 연구를 한다. 자료를 만들고 근거를 만들어 낸다. 어느 누가 시키지 않아도 1년에 한 번씩 잔류농약 검사를 스스로 하고, 성장촉진제 따위는 쓰지 않는다. 국립농산물 품질관리원에 안전성 분석을 자발적으로 의뢰하곤 한다.
“저는 딸기가 목적이 아닌 와인이 목표이기 때문에 대충 농사를 지을 수가 없어요. 내 피를 뽑듯 그 고생을 해서 만든 딸기와인에서 농약이 검출됐다고 하면 팔 수 없거든요. FTA를 피해갈 수 있는 작물이 딸기라고 생각했고, 관습농의 방식으로 농사를 지어서는 승산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농사가 아닌 가공을 통한 생산, 그리고 체험 관광 등을 통한 6차 산업을 이뤄내는 일이 제 목표입니다.

인생의 전부를 걸었기 때문에 되돌릴 수도 없고, 멈출 수도, 대충 할 수도 없어요.”
그는 수경재배방식으로 농사를 지으며 먹는 물을 사용한다. 딸기는 껍질 없이 생식으로 먹는 과일이기 때문이라는 것. 그 무엇 하나 허투루 하지 않는 방식에 피곤하지 않은 날들이 없다.

 

 

 


그는 3년여 뼈저린 고생만 한 게 아니었다. 노후대책으로 모아둔 돈도 다 까먹고 빚만 가득 졌다. 부인과도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운다.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 다 놔두고 고생을 사서 하니 사이가 고울 리가 없다. 3년 사이 주변 사람들에게 미쳤다는 이야기도 숱하게 들었다. 도움을 그렇게 바랬어도 냉담하기만 했던 시선들, 그 많은 증빙 자료를 만들어 증명해도 기존 법의 잣대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던 나날들. 그래서 일곱 번 아니 칠백 번을 넘어지고 팔백 번을 이 악물고 일어나야 했던 세월들이 상처 그대로 남았다.
“무식한 도전이지요. 지독한 경험이었구요. 두 번 하라고 하면 절대 못하지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오히려 시작단계지요. 작년 10월에 와인제조 면허를 땄으니까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만들어낼 겁니다. 1년에 300여명 정도가 이곳에 와서 딸기와인 만들기 체험을 하고 가요.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일이 너무 힘들었지만 이제 뭔가 손에 잡히는 듯 해서 해볼만 하다는 생각도 이제 조금 듭니다.”
그는 요즘 신지식인과 서산시 명인을 신청하기 위한 자료 작업에도 한창이다. 그의 자존심과도 같은 딸기도 보란 듯이 키워내기 위한 공부도 언제나 진행형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더니, 나이 들어 고생을 사서 하는 이 남자.

‘과학딸기농장’의 손권수씨. 고생에 찌든 그의 삶도, 고집도, 창고 안 딸기와인도 아주 천천히 무르익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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